한독 청년 네트워크 „10가지 질문“ 워킹그룹 인터뷰 입니다.
참고: 저희 인터뷰 파트너들의 발언은 그들의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내며, 한독 포험 또한 한독 청년 네트워크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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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계산사회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계산사회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는 데이터 속에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 패턴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데이터 과학으로 분석하면 새로운 사회 현상과 행동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 이름은 Data Science for Humanity (인류를 위한 데이터과학)이며, 각각의 연구 프로젝트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데 기여하길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사람과 사회를 담은 데이터를 다루고, 이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인공지능 분석 방법을 개발하며, 경제학, 사회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협업해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 전반에 흥미를 느낍니다.
- 이 두 분야에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는 무엇이며, 한국과 독일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어떻게 다른가요?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면서, AI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AI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람과 AI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독일 모두 이러한 관심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일은 AI 표준화와 신뢰성, 지속 가능성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빠른 AI에 대한 논의가 기술 발전과 이를 통한 경제 성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AI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과 독일에서 모두 활발히 연구하고 계신데, 두 나라의 주요 차이점은 무엇이며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있었던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IBS(기초과학연구원)는 한국에서 최고의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이제 막스플랑크 연구소(MPI)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곳 역시 독일에서 연구 지원 규모가 독보적인 특별한 곳입니다. 여기서는 어떤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해명할 필요 없이,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독일에 온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아 차이점을 파악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속한 기관들에는 언제나 비전과 열정을 가진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있고, 제가 배울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은 확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가짜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다루는 방식이 한국과 독일에서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가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정보(misinformation)는 단순히 잘못된 정보를 의미합니다. 반면, 왜곡된 거짓정보(mis-leading information)는 일부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왜곡되어 사람들을 오도하는 정보를 뜻합니다. 가짜뉴스(fake news)는 공인된 언론매체가 아닌데 뉴스 보도의 형식을 차용하거나 오정보가 담긴 뉴스를 의미합니다.
왜곡된 정보는 한국과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거짓된 정보가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전파되며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타국의 정치에 왜곡된 정보를 전파하며 관여를 하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모습도 빈번히 목격되고 있습니다. 차이점으로는 나라별로 주요 사용 플랫폼과 사용자의 관심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왜곡된 정보의 전파 패턴과 경로 그리고 토픽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코로나 19 팬데믹 동안, 바이러스와 관련된 가짜 뉴스에 대해서 연구를 하셨는데, 이 연구에서 나온 주요 결과는 무엇이었나요?
소셜미디어 정보 전파를 연구해온 과학자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가짜뉴스의 발생과 전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오정보를 선제적으로 방지하는 “루머를 앞선 팩트”(https://ibs.re.kr/fbr) 캠페인을 고안했습니다. 이 연구는 중국과 한국 같이 코로나19의 피해를 먼저 겪은 국가들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관련 루머가 다른 나라에도 순차적으로 퍼진다는 시간과 지리적 차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전파된 200여개의 루머를 취합하고 이를 공중 보건에 중요한 15개의 핵심 메시지로 정리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팩트체크를 모아 20여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한 인포그래픽을 151개국 이상에 전달한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공유하자면, 첫째로 선제적 팩트체크가 보건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이었다는 점입니다. 팩트체크 캠페인 메시지를 본 사람들은 이후 루머에 속지 않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사도 높았습니다. 반면, 이미 루머를 믿기 시작한 사람들은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컸습니다. 둘째로, 인포데믹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별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프라가 취약하고 바이러스 피해가 큰 저소득 국가에서는 오정보가 더 빈번히 전파되었습니다. 따라서, 선제적 팩트체크를 이들 국가에 로컬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국제협력 (예시: 정책이나 포럼)이 가짜 뉴스에 대응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국제협력은 가짜뉴스 대응에 필수적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여러 국가가 협력하여 다국어로 사실 확인 자료를 제공한 것은 글로벌 차원의 사회적, 기술적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최근 가짜뉴스는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전파되며, 중요한 사회적 의사 결정과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국가 간 협업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여러 나라가 동시에 가짜 뉴스를 교차 검증함으로써 대중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협력을 통해 발표된 공식적인 정보는 대중에게 더 큰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가짜뉴스와 이와 비슷한 주제와 관련하여, 최근 사회에 대해 가장 큰 우려 사항이 있으신가요?
생성형 AI 모델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가짜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사회적 여파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생성형 AI로 인해 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왜곡된 정보가 확산될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이슈가 된 딥페이크 문제는 이러한 문제의 연장선에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사회적 갈등과 불신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우려 사항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책임과 규제가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 여성으로서 과학 분야에서 경험하신 점들은 어떤가요? 특히 한국과 독일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여성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학술대회에 참석할 때는 아이들을 돌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한국과 독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채용 과정에 있어서 독일에서 평등한 기회(equal opportunity)에 대한 강조가 더욱 크다고 느껴집니다.
- 특히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제 막 캐리어를 시작하려는 젊은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나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은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수학과 인간에 대한 호기심은 변하지 않는 핵심 요소입니다.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필요합니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인지하고, 이를 데이터로 분석하면 현실에 기반한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자신의 연구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깊이 고민하는 과정이 기술을 더 유용하고 책임 있게 만드는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 독일–한국 포럼에 대해 처음 어떻게 알게 되셨고, 올해 한독 포럼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셨나요?
이번 포럼에 초대되어 처음 참석했는데, 전체 회의, 분야별 토론, 청소년 포럼, 만찬에서 느껴진 열기 등 모든 면에서 감동적인 행사였습니다. 두 나라의 교류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