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구 작성)
화창하지만 조금은 더웠던 금요일, 독일 전역에서 모인 한독 청년들이 함께한 ‘네트워킹 주말’이 시작됐다. 전날까지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환한 미소로 맞아준 멤버들 덕분에 긴장감은 금세 사라졌다. 첫 일정은 하이델베르크의 Königstuhl 방문이었다. 하이델베르크에 살면서도 처음 올라가 본 곳이었는데,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길은 끝없는 계단 코스였다. 다들 다리가 풀릴 정도로 고된 길이었지만 힘든 순간을 같이 지나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를 챙기게 되고 거리감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이델베르크 성을 구경할 때쯤엔 어색함이 거의 사라져, 다들 원래 알던 사이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에는 한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 낮에 엄청난 운동을 한 덕분에 다들 배가 많이 고팠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이후 단체 버스를 타고 이번 주말의 숙소인 Jugendburg Rotenberg로 이동했고 알차고 유쾌했던 첫째 날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토요일 첫 일정은 자기소개 시간이었다. 단순한 소개를 넘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같은 가벼운 질문들도 함께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워크숍 세션이 진행됐다. 매듭(maedeup), 시조(sijo), 만화(manhwa), 고스톱(go-stop)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나는 매듭과 고스톱을 선택했다. 매듭은 익숙한 소재였지만 직접 만들어보는 건 처음이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실이 자꾸 풀려 꽤 애를 먹었지만, 집중해서 나만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뿌듯했다. 특히 저마다 다른 색 조합과 개성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친구들의 창의성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네트워크와 다양한 워킹그룹(Working Group) 소개가 이어졌다. 각 그룹의 구체적인 목표와 활동 설명을 들으며, 앞으로 어떤 그룹에 참여하면 좋을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어진 고스톱 세션은 그날 가장 활기찼던 순간이었다. 규칙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금방 익숙해졌고, 그 뒤로는 다들 몰입해서 게임을 즐겼다.
워크숍이 끝난 후에는 모두가 기다리던 저녁 시간이 이어졌다. 메뉴는 '한국식 바비큐'였다. 다들 능숙하게 고기를 굽고, 양념과 반찬을 준비했다. 특히 깻잎을 둘러싼 작은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모두가 집중해서 깻잎을 한 장씩 떼어 접시에 놓으며, 누가 젓가락질을 제일 잘 하는지 작은 시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녁 이후에는 다시 한번 고스톱 파티가 열렸다. 규칙상 최대 3명만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우리는 팀을 나눠 모든 멤버가 함께 게임을 즐겼다. 마지막 밤을 앞두고 아쉬움에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독일과 한국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일요일 아침 식사를 끝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어 헤어짐의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이 네트워크를 알고 있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참여를 망설여 왔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번 주말을 되돌아보니, 그동안의 망설임이 무색할 만큼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깊이 교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곳에서 얻은 소중한 인연과 좋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한독 청년 네트워크 안에서 이어질 활동들이 기대된다.





